
하이브는 공개 매수에서 참가하지 않음으로써 “치킨 게임” 승리로 해석되는 상황에서 다른 핵심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증권 업계에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기획사 중에서도 글로벌 성장 동력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 온 하이브의 DNA를 보여줄 수 있는 힘을 유지한 것입니다.
앞서 하이브는 이카타 홀딩스, QC 미디어 홀딩스와 같은 미국 현지 음악 회사들을 인수하고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에 있는 게펜 레코드와 합작 회사도 설립하며 글로벌 1위 음악 시장인 미국에 깊이 진입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이브가 카카오와 동일한 가격으로 25%의 지분 확보를 목표로 공개 매수에 참여하려면 약 8928억 원의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만약 승리를 거두려 했다면,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하이브는 출혈 경쟁에서 발을 빼면서 기존 주주들의 권리와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다는 점이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인수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경우, 하이브는 자금 압박에 시달리며 기업 가치 역시 하락하는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수도 있었습니다.
방 의장은 이러한 의도를 밝혀 “시장 과열로 주주 가치를 흔들고 전쟁을 벌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원래 로드맵대로 글로벌로 가고, 좀 더 혁신적인 곳에 투자하는 것이 하이브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하이브가 진정한 승자라고 믿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종가 기준 하이브의 주가는 25만 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연초(1월 2일·16만 9500원) 와 비교한다면 주가가 47.5%나 급등했습니다. ‘패배’라고 불리던 에스엠 인수 포기 직후 거래일(3월 13일·18만 9600원) 종가와 비교해도 주가는 무려 31.9%나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목표가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 종료와 함께 1분기 지민 솔로, 세븐틴 BSS 유닛, 뉴진스 컴백 등이 BTS 완전체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어 실적 상향 조정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에스엠이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향후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리스크 역시 분명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인수로 카카오에게는 분기 2000억원대 매출과 200억원대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나 높은 인수 가격으로 발생할 무형자산 상각으로 실제 영업이익 기여는 이보다 적다”며 “에스엠 인수에 조 단위 프리미엄을 지급한 만큼 에스엠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과 카카오 콘텐츠 플랫폼의 시너지로 인수 정당성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스엠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카카오 주주들에게 걱정거리입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측이 ‘쪼개기 상장’이 아니라 주장하지만, 알짜 사업을 떼낸 카카오 주식 가치 하락으로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카카오 주가에 분명 부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하이브와 카카오의 경쟁 결과를 보면, 하이브는 에스엠 인수전에서 물러남으로써 자금을 아끼고 다른 핵심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카카오는 에스엠 인수와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에 대한 주주들의 걱정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시각에서 보면, 하이브의 주가 상승 추세를 바탕으로 하이브가 진정한 승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두 회사의 전략과 시장에서의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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